<마을 ON 실험실> 은 금천구공동체경제통합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금천구 지역 기반의 프로젝트 입니다.
지역 내의 다양한 사람, 단체들과 프로젝트 형식으로 결합하여 지역의 의제를 개발하고 공동체를 활성화 합니다.

청년 로컬크리에이터 인터뷰_김서정

 

 

“기록은 숙제가 아니라, 나에게 남기는 작은 쪽지입니다”

‘오리너구리들의 작당모의’에서 만난 김서정 님은
자신을 ‘틈을 기록하는 오리너구리’라고 소개한다.

조용히 바라보고, 오래 머물고,
손에 닿지 않는 감정과 관계의 결을
언어로 끌어오는 사람.
완성보다 과정, 정답보다 관계에 가치를 두는 기록자다.

 

“저는 틈을 기록하는 오리너구리입니다.”

Q. 스스로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오리너구리의 이름이나 정체성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틈을 기록하는 오리너구리’입니다.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들여다보고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을 언어로 끌어내는 존재예요.

완성보다 과정, 정답보다 관계를 더 소중히 여깁니다.
미세한 감정의 떨림이나 공동체 안의 작은 균열을
오래 바라보는 힘이
제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되돌아봄과 기록이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실험했습니다.”

Q. 이번 활동에서는 어떤 실험을 진행하셨나요?

이번 활동에서는
‘되돌아봄’과 ‘기록’이 어떻게 개인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작게 실험해보았습니다.

프로그램의 이름은
〈올해를 건너온 나에게〉였어요.

연말이라는 계절성 위에 기록이라는 도구를 올려두고
청년들이 각자의 속도를 기준 삼아
지난 시간을 천천히 돌아볼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이 활동은 글을 잘 써야 하는 자리도,
의미를 크게 만들어야 하는 자리도 아니었어요.
그저 아무도 평가하지 않는 자리,
비교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에서
“올해의 나는 어떤 표정이었을까?”
라고 스스로에게 묻는 시간이었습니다.

“작은 기록이, 연결을 만들 수 있다고 믿어요.”

Q. 실험을 통해 어떤 장면들이 남았나요?

 각자의 삶을 적어 내려가는 동안
누군가는 용기를 발견했고,
누군가는 놓쳤다고 생각했던 기쁨을 다시 건져 올렸어요.

그리고 서로의 기록이 나란히 놓였을 때
아주 자연스럽게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라는 연대의 감각이 생겼습니다.

조용히 차를 나누어 마시고,
천천히 문장을 쓰고,
서로의 기록 일부를 가볍게 건네는 그 순간들이
우리가 서로에게 닿는
가장 건강하고 섬세한 방식이라고 느꼈어요.

누군가 마음속에 남긴 이 문장이
이번 실험의 답이었던 것 같습니다.
“올해의 나는 참 잘 건너왔다.”

“틈을 잇는 일은, 사람을 바꾸는 일이 아닙니다.”

Q. ‘틈을 잇는 일’에 대한 서정님의 철학이 궁금합니다.

저는 사회복지사이자 작가이고,
청년활동가이자 퍼실리테이터이며
독립출판 창작자이기도 합니다.

이 정체성들은 충돌하면서도
결국 서로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만들어주었어요.

‘틈을 잇는 일’은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끌고 가는 일이 아닙니다.
서로 도달할 수 있는 다리 하나를
조심스럽게 놓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다리는
따뜻한 속도로 건널 수 있어야 합니다.

“기록이 가장 깊이 닿는 사람들에게”

Q. 기록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할 대상은 누구일까요?

자기 자신을 잘 모르겠다고 느끼는 사람,
돌보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막막한 사람,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에게
가장 깊게 닿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록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남기는 작은 쪽지에 가깝습니다.
“괜찮아. 너 지금 잘하고 있어.”

그 한 문장이
무너지지 않고 살아온 자신을 인정하는
첫 걸음이 됩니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기다림’입니다.”

Q. 금천구에 가장 필요한 관계의 재료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저는 ‘기다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자라는 속도,
관계가 깊어지는 속도는 모두 다르니까요.

우리에겐
더 많은 사람이나 더 빠른 계획보다
흩어지지 않고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이
지금 가장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김서정 님의 기록은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아무도 재촉하지 않는 자리에서
자신의 속도로 삶을 돌아보고,
서로의 문장을 나란히 놓아보는 일.

그 조용한 기록들은
개인의 마음을 회복시키고,
천천히 공동체의 기억으로 쌓여간다.

금천구에 그녀가 남기고 싶은 흔적은
커다란 성과가 아니라
“그곳에서 나는 안전했다”는 감각,
그리고 기다려주는 관계가 존재했다는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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