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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 마을 기록관

미로에서 길을 찾다

미로에서 길을 찾다

 

금나래 중앙공원에는 작은 미로가 하나 있다. 처음 미로에 들어섰을 때는 가장 먼저 어떻게 나가야 하지?’라는 생각이 든다. 출구가 어디에 있는지 찾으려고 눈앞의 길을 하나하나 살피고, 막힌 길이 나오면 다시 돌아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출구를 찾으려고 애쓸수록 미로 속에서 더 길을 잃는 것 같다.

 

오히려 아무 생각 없이 걷다 보면 어느 순간 길이 보일 때가 있다. 미로에서 빠져나갈 방법만 생각할 때는 보이지 않던 길이, 다른 생각을 하며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그래서인지 요즘 나는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이 미로를 찾는다.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 생기면 미로 안을 천천히 걷는다. ‘이 문제의 답은 무엇일까?’ 하고 계속 생각하다 보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을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럴 때는 잠시 생각을 내려놓고 발걸음에만 집중한다. 그렇게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미로의 출구가 나타난다. 그때면 이상하게도 마음속에 엉켜 있던 생각들도 조금씩 정리되는 기분이 든다.

 

어쩌면 내 고민도 이 미로와 비슷한 것인지 모른다. 지금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보이지 않지만, 계속 그 안에 갇혀 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답을 찾고 싶을 때마다 이 작은 미로를 찾는다. 미로를 빠져나오는 순간, 정말 내 고민까지 모두 해결될 것 같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미로 밖으로 나오면 공원의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 크지는 않은 공원이지만 가족과 함께 산책을 나온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아이의 손을 잡고 걷는 부모님, 나란히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가족들의 모습이 따뜻해 보인다. 혼자 자취하며 지내는 나에게는 그런 모습이 조금 특별하게 다가온다.

 

그러다 문득 생각한다. 나도 어렸을 때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이런 공원에 놀러 오지 않았을까. 그때의 나는 출구가 어디인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부모님의 손을 잡고 공원을 걷고, 웃고, 뛰어다녔을 것이다.

 

지금의 나는 혼자 미로에 들어가 길을 찾지만, 어쩌면 어린 시절의 나는 누군가의 손을 잡고 이미 길을 걷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금나래 중앙공원의 작은 미로는 나에게 단순한 놀이 공간이 아니다. 고민이 많을 때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곳이자, 언젠가는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곳이다. 그리고 때로는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따뜻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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