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공동체경제통합지원센터, 금천곳간

금천 마을 기록관

금천구의 귀여운 것들

 

제 기록의 주제는 '금천구의 귀여운 것들' 입니다.

 

낯선 동네 금천구에서 기어코 발견해 낸 귀여운 것들! 덕분에 마음 붙이고 잘 살고 있어요. 금천구의 작고 귀여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1. 경복궁 해태와 아이컨택 중인 호암산 석구(260624)

2. 내가 문 열면서 들어가는 신라 유물 전시관

3. 구청 앞 물놀이장, 물첨벙 쉼터

4. 지자체 캐릭터로부터 금나래 유니버스

5. 평소에는 잔디밭, 눈내리면 눈썰매장

6. 지도에는 없는 50m도로와 20m도로

7. 금천구청역의 93/4출구

(주제와 순서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1. 경복궁 해태와 아이컨택 중인 호암산 석구

 

금천구에는 오래된 역사와 전설이 켜켜이 쌓여있는 호암산이 있다. 산을 오르며 툭툭 튀어나오는 유적지는 내 고향 경주를 떠올리게 한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건축한 호암산성, 통일신라시대에 축조된 한우물 등은 이후 고려, 조선시대에도 활용되고 다시 축조되었는데, 동네에 있는 산이라 친근하게 올랐다가 만나게 되는 시간의 층위는 신비로움 마저 느끼게 한다.

 

이러한 다양한 역사의 맥락 근처, 나의 눈길을 끄는 작고 귀여운 무엇인가가 있다.

 

동물인 것은 같은데 뭔지는 잘 모르겠는 형상, 설명이 없다면 오소리나 큰 두더지, 나무늘보 사이 어디쯤. 또는 수달처럼 보인다. 그런데 여기에 직선 같은 곡선 선 몇 개로 완성한 무덤덤한 표정은 어쩐지 모아이 석상의 그것 같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뭔지는 모르겠는데 잘 만든 느낌. 그리고 일단 귀엽다. 여기에 이름이 석구라니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순 없다. 귀여움의 화룡점정.

 

그런데 이 동물이 라는 것을 알면 궁금증은 해소되기보다 더 커진다. 쉽게 알만한 동물도, 용이나 해태 같은 상상 속의 무언가도, 솟대나 장승 같은 상징물도 아닌. 돌로 정성스럽게 만든 개 같이 안 생긴 개가 왜 산 속에 있는 것일까?

 

우리 귀여운 석구와 관련된 2가지의 설화나 기록이 있다. 첫 번째는 화기설과 관련된 것으로, 경복궁의 해태와 마주보는 위치에 놓아 화기를 눌러 장안의 화재를 막기 위해 세워졌다는 것. 석구가 개처럼 안 생겨 해태일 수도 있다는 의견 때문에 더욱 대두되었는데 1991년 제1한우물 발굴·복원 당시 석구지라고 적힌 석축이 발견되어 우리 석구가 해태가 아닌 라는 것이 확실해졌다. 석구(石狗)는 말 그대로 돌개 라는 뜻.

 

두 번째는 풍수설로 조선시대 경기읍지시흥읍지에 의하면 호암산의 호암(虎巖)이 바위가 웅크리고 있는 호랑이를 닮았기에 이 기운을 누르기 위해 바위의 북쪽에는 돌로 만든 사자를, 남쪽에는 돌로 만든 개를 묻었다고 전한다. 이 개가 바로 우리 석구다.

 

석구가 해태가 아니라 인 것이 확실해졌기에 후자에 더 가까운 것으로 여겨지나, 둘 다 조선 건국설화와 관련이 있고 어쨌든 조선의 번영을 위한 비슷한 내용으로 두 가지 설명이 다 호암산의 표지판에 적혀있다.

 

서울에서 가장 하늘에 가까운 성스러운 우물 주위에 귀여운 돌로 만든 개 한 마리를 올려놓은 조상님들. 텔레파시, 전파, 와이파이 이런 것이 없던 때에 기운을 믿고 멀리 경복궁의 해태와 마주보게 개 한 마리를 올려놓은 조상님들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지금보다도 세상이 더욱 촘촘하게 연결되어있고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는다고 믿던 세계에서는 작은 돌, 꽃과 이파리 하나하나 지금과는 달리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무드 인디고를 잠시나마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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