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 돋보기
제가 선택한 주제는 "금천 돋보기"로 자주 보지만,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이나 사람들이 많은데 왜 그럴까? 그 사람들은 뭘 하고 있을까? 하는 곳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만난 주민분들과 인터뷰하고 그것을 기록해 보려 합니다.

첫 번째 장소는 "범일운수 종점"이다.
금천구에서 7년 동안 있으면서 버스를 정말 많이 탔는데, 가끔 깜빡 졸다 보면 도착해 있는 곳이 범일운수 종점이었다. 오로지 나만의 잘못이지만 뭔가 미운, 그래서 익숙하지만 한 번도 안으로 가보지 않은 곳이기에 첫 번째 장소로 적합했다.
장소로 가기 전, 질문 리스트를 짜기 위해 기사분들을 조사해 보니 정말 상세하고 방대한 자료가 나와 당황스러웠다. 진부한 질문이 아니면서 금천구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질문이 무엇일지 고민했고, 장고 끝에 악수를 두기에 생각하지 않고 그냥 갔다.
기사님들의 근무에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버스 번호판이 반짝여야 겨우 보일 만큼 이른 아침인 새벽 5시에 종점에 도착했다.
때마침 쉬고 계시던 기사분을 발견하여 무작정 금천구의 관광지와 맛집 추천을 부탁드렸다. 아마 기사님들이 금천구를 가장 많이 다니시기에 잘 아실 거라 기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오히려 버스 기사들이 가던 길만 다니고, 큰길만 다니기 때문에 더 잘 모른다. 밥은 회사 식당에서 먹고, 규칙적으로만 다니니 여기나 저기나 다 사람 사는 곳이라 같아 보인다, 잘 모르겠다.'
그렇다, 나는 승객이었기에 버스는 쉼의 공간이었지만, 기사님들은 그러지 못하셨다. 일터로, 그저 같은 길을 안전하게 다녔을 뿐.
이어서, 관광지는 아니지만 동네가 바뀌어 가는 것을 보는 것, 반대로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장소를 보는 것이 즐겁다고 하셨다. 긴 시간 금천구를 다니셨기에 찾을 수 있는 재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오랜 시간이 흘렀기에 버스는 전기차가 되었지만, 기사님은 여전하시듯, 기술이 발전하면서 변화하는 흐름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가진 특유의 정다운 느낌을 느끼시는 게 아니겠냔 추측해 봤다.
*소소한 추가 이야기 : 인터뷰를 마치고 휴게실이 궁금해 찾아갔었는데, 거기서 쉬고 계셨던 기사님께서 날 마을버스 지원자로 오해하셔서 후다닥 도망쳐 나왔다.
다음 방문 예정지는 지나갈 때마다, 강X술래 같은 고깃집인가? 예쁘네? 하면서 보지만 이름을 보고 '아 나는 가면 안 되는 곳이구나'로 끝냈던 그곳, 만천명월예술인家입니다.

